[정의]

1591년에 조선 전기 학자이며 의병장인 이주가 손처눌, 유요신과 함께 대구의 화암을 유람하며 지은 한시.

[개설]

「신묘맹추 여손기도 유성유 유화암(辛卯孟秋與孫幾道柳聖兪遊畫巖)」의 저자 이주(李輈)[1556~1604]의 본관은 인천(仁川)이며, 자는 경임(景任), 호는 태암(苔巖)이다. 이주는 1556년(명종 11)에 대구부 수성현 파잠리(巴岑里)[현 대구광역시 수성구 파동]에서 태어났고, 후에 무태(無怠)[현 대구광역시 북구 서변동]로 옮겨 살았다. 전경창(全慶昌)[1532~1585], 정구(鄭逑)[1543~1620], 장현광(張顯光)[1554~1637]의 문인이고, 정경세(鄭經世)[1563~1633] 등과 교유하였다. 1592년 임진왜란(壬辰倭亂)이 일어나자 서사원(徐思遠)[1550~1615]과 함께 창의병(愴義兵)을 모집한 뒤, 군량을 조달하고 초유사(招諭使) 김성일(金誠一)[1538~1593]의 소모관(召募官)으로 있었다. 대구광역시 북구 서변동 서계서원(西溪書院)에 제향되었다. 저서로 『태암집(笞巖集)』이 있다.

손처눌(孫處訥)[1553~1634]의 본관은 일직(一直)이며, 자는 기도(幾道), 호는 모당(慕堂)이다. 정구의 문인이며, 장현광, 서사원, 조호익(曺好益)[1545~1609] 등과 교유하였다. 대구광역시 수성구 황금동 청호서원(靑湖書院)에 제향되었다.

유요신(柳堯臣)[1550~1618]의 본관은 문화(文化)이고, 자는 성유(聖兪), 호는 연정(蓮亭)이다. 대구부 해안현 삼태동(三台洞)[현 대구광역시 동구 해안동]에서 태어났다. 정구의 문인이며, 서사원, 곽재겸(郭再謙)[1547~1615], 손처눌 등과 교유하였다.

[구성]

「신묘맹추 여손기도 유성유 유화암」은 1591년에 이주가 손처눌, 유요신과 함께 대구광역시 북구 연경동의 화암을 유람하며 지은 칠언율시(七言律詩)이다.

[내용]

겸가추수소회심(蒹葭秋水所懷深)[가을 물가 갈대에 소회 깊어지는데]

진차가진호우심(趁此佳辰好友尋)[이 좋은 계절 따라 좋은 벗 찾아왔네]

석립고인유언건(石立高人留偃蹇)[고상한 사람들 바위 올라 정상에 머물고자 하여]

공부유객도금음(笻扶遊客到嶔崟)[객들과 노닐며 지팡이에 의지하여 꼭대기에 이르렀네]

인상대월성삼영(引觴對月成三影)[술잔 들어 달을 마주하니 세 그림자 이루어지고]

차수념시괴팔음(叉手拈詩愧八吟)[깍지 껴 가며 시를 지으니 온정균에 부끄럽네]

오배풍류진솔회(吾輩風流眞率會)[우리들의 풍류는 사마온공의 진솔회와 같으니]

전기지재국화음(前期知在菊花陰)[전날의 약조가 국화 아래였음을 알겠노라]

[특징]

「신묘맹추 여손기도 유성유 유화암」은 ‘침(侵)’ 계열의 운목이 사용된 칠언율시이다. 용사(用事)의 활용이 돋보인다.

[의의와 평가]

「신묘맹추 여손기도 유성유 유화암」의 경련(頸聯)에서는 당나라 시인인 이백(李白)[701~762]의 「월하독작(月下獨酌)」과 송나라 손광헌(孫光憲)[901~968]의 『북몽쇄언(北夢瑣言)』 온정균(溫庭筠)[812~870] 고사를 활용하였고, 미련(尾聯)에서는 송나라 사마광(司馬光)[1019~1086]의 「진솔회(眞率會)」를 활용하여 고상한 운치와 풍류를 잘 표현하였다. 가을의 정서를 시어와 용사를 활용하여 감각적으로 드러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