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800030
한자 文學
영어공식명칭 Literature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강원도 철원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현준

[정의]

강원도 철원 지역에서 형성된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언어와 문자로 표현한 예술.

[개설]

일반적인 상식으로 본다면, 철원을 배경으로 창작된 문학과 철원 지역에서 태어나거나 활동하는 문인들이 창작한 문학을 모두 ‘철원 문학’이라는 범주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지역과 달리 철원은 해방 이후 접경 지역이라는 특성상 개발 논리에서 제외되며 지속적으로 인구 유입보다는 인구 유출이 많은 지역이었다. 그러다 보니 철원은 문학인들에게 노출의 빈도가 낮았고, 분단 지역이라는 상징성이 철원을 소재로 한 작품을 한정 지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철원을 배경으로 창작된 문학은 철원 출신 문인들의 작품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철원 문학’의 경우 철원 출신 작가의 창작물로 정리하는 것이 일목요연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전근대의 철원은 문학적 자산이 크지 않은 편이어서 이태준(李泰俊)[1904~?]으로 시작하는 근대문학부터 정리하는 것이 타당하여 보인다.

[일제 강점기 철원 문학]

일제 강점기 철원은 외적으로 크게 성장하였다. 철원평야의 놀라운 생산성과 인근의 창도군(昌道郡)[지금의 북한 지역] 등에 자리한 광산의 경제성을 일찍이 눈여겨본 일본인들에 의한 개발 덕분이었다. 일본인들은 본격적인 수탈을 위하여 몰려들었다. 1935년 말 철원의 인구통계를 보면 일본인이 3,600여 명이었다. 한국인 인구 대비 15%나 되는 높은 비율을 보일 정도였다. 일본인들을 보조하기 위하여 철원에는 많은 금융기관과 입법기관, 행정기관들이 들어서며 외적으로는 빠르게 근대화되었다. 여전히 전근대적 문화와 전근대적인 사람들이 살고 있던 철원은, 그렇게 이질적인 근대 문물이 밀고 들어오는 요지경 속 장소가 되었다. 이러한 혼란 속을 살아가야 하였던 철원 사람들의 삶은 발전하여 나가는 철원의 풍경과 달리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다. 한국인 지주마저도 일본인이나 회사에 밀려 땅을 넘기고 떠나가던 상황에서, 일반 농민이나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한때 낙원으로 생각하였던 고향이 처참히 무너져 내리는 것을 지켜보아야만 하였다. 일제 강점기 철원의 모습을 고스란히 문학작품 속에 담아낸 사람이 바로 상허(尙虛) 이태준이다.

척박한 철원의 문학 환경에서 이태준은 일제 강점기 철원 출신의 유일무이한 작가였다. 하지만 이태준은 ‘한국 단편소설의 완성자’라는 호칭을 받을 정도로 존재감이 큰 작가였고, 이태준의 존재 하나만으로도 근대문학에서 철원은 소외되지 않을 수 있었다. 특히 이태준은 자신의 고향이었던 철원 용담[지금의 철원읍 대마리]은 물론이거니와 철원 일대를 소설의 주무대로 삼으면서 단순히 철원 출신의 작가가 아니라, 일제 강점기 철원의 모습을 풍부하게 담아낸 대표 작가로 활동하였다.

이태준의 문학작품에서 철원이 주무대이거나 간접적으로 등장하는 작품만 10여 편이 넘는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고향」, 「실낙원 이야기」, 「꽃나무 심어 놓고」, 「돌다리」, 「촌뜨기」, 「사냥」, 「제2의 운명」, 「무연」, 「사상의 월야」와 같은 소설이 있고, 수필집 『무서록』에도 「용담 이야기」처럼 철원을 구체적으로 다룬 작품이 많았다. 비록 이태준이 월북하면서 1988년 해금이 되기 전까지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였지만, 현재는 이태준의 작품과 삶이 새롭게 조명받으며 본래 있어야 하였던 한국 문학사 안에서의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이태준 이외에 철원을 배경으로 소설을 썼던 작가로는 나도향(羅稻香)[1902~1926]을 들 수 있다. 나도향은 철원이 고향이 아님에도 「뽕」, 「지형근 이야기」 같은 후기 단편소설들은 철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특히 「뽕」은 공간적 배경이 이태준의 고향인 용담이며, 등장인물 중 한 명의 고향이 이태준이 후에 제2의 고향으로 삼았던 ‘안협(安峽)’인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를 통하여 자세히 알려지지는 않지만, 나도향과 이태준의 관계를 짐작하여 볼 수도 있다. 어쩌면 나도향은 이태준이 알려 준 철원의 이야기 위에 작가적 상상력만으로 완성도 있는 사실주의 작품을 써냈는지도 모른다.

[해방 이후 철원의 접경 지역 문학]

일제 강점기 이후 철원의 문학적 특징은 ‘분단 문학’의 범주에 있으면서도 지정학적 위치에 의하여서 생겨난 ‘접경 지역 문학’으로 좀 더 좁혀 이야기할 수 있다. 흔히 분단 문학이라고 하면, ‘해방 이후 분단으로 우리 민족이 겪은 모든 갈등과 고뇌를 여러모로 다룬 일체의 문학 행위’로 정의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분단 문학’이라는 용어는 철원만의 문학을 특징짓기에는 그 범위가 클 수밖에 없다. 반면 ‘접경 지역 문학’이라고 하면, 북한과의 경계선[삼팔선, 휴전선] 근방 지역의 문학이라고 한정 지을 수 있다. 특히 철원은 해방 전부터 경원선과 금강산선이 지나는 남북 연결의 요충지였고, 접경 지역의 최전선인 민통선 마을이 여럿 존재하는 곳이며, 대표적인 접경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1970년 이후 철원 일원을 공간 배경으로 활용한 유재용(柳在用)[1936~2009], 임동헌(任東憲)[1958~2009] 등의 작가는 철원을 대표하는 작가인 동시에 ‘접경 지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였다. ‘접경 지역 문학’은 해방 이후 6·25전쟁 이전까지의 혼란스러운 철원 사회를 배경으로 한 문학작품과 휴전선이 그어진 이후 접경 지역인 철원을 배경으로 한 문학작품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해방기 철원은 자신의 이념, 이익을 좇는 과정에서 개개인, 각 계층, 각 집단의 욕망이 서로 충돌하는 과정에서 비극과 혼란이 가중되면서도 새로운 체제에 의한 이상적 사회에 대한 희망 역시 가득한 지역이었다. 해방 이후 철원을 대표하는 작가들 역시 철원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으며, 유재용「누님의 초상」「짐꾼 이야기」, 「한 세대는 가고」와 같은 작품이 대표적이다. 이 시기에 철원의 주요 지역이 삼팔선 이북 지역으로 포함되면서 기존의 기득권 세력들에게는 악몽의 공간이 되었지만, 농민이나 하층민들에게는 희망이 싹트는 공간이었다. 공산주의라는 새로운 체제에 관한 관심보다는 공산주의가 약속한 땅의 무상분배 등에 고무된 농민 등은 철원을 희망의 장소로 여겼다. 이처럼 해방기 철원이라는 문학 공간은 땅의 소유와 공산 치하의 접경 지역이라는 지형적 특수성으로 유발된 각 계층의 욕망이 충돌하는 혼돈의 비극적 공간이었다. 유재용의 작품들은 자전적 경험을 배경으로 해방기 철원의 모습을 자신의 작품 속에 고스란히 형상화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도 여전히 문학작품의 배경으로서의 해방 정국의 철원은 유효하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이현의 장편소설 『1945, 철원』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6·25전쟁 이후 철원은 인구 유출이 심화되고, 고령 인구의 비율 또한 높아 장래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경제적인 부분도 군부대에 기대고, 군민 수와 군인 수가 비슷할 정도인 상황이다. 접경 지역인 만큼 여전히 북과의 대치 속에서 긴장된 일상에 노출되어 있고, ‘민통선 마을’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일곱 곳[전국적으로 11곳]이나 보유한 대표적인 분단 지역이다. 이러한 특수성이 가져온 독특한 삶의 모습을 유재용『달빛과 폐허』, 임동헌의 장편 『민통선 사람들』, 중편 「물소의 잠」 등이 정치하게 담아내고 있다. 분단 고착 상황에서 분단 이데올로기를 한 몸에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리기도 하고, 분단의 긴장 속에서도 전쟁 세대와 전후 세대의 화해를 그려 내고 있기도 하다.

이외에도 철원 출신 작가는 아니지만, 김주영(金周榮)[1939~]의 「쇠둘레를 찾아서」와 같은 단편소설과, 시인 정호승(鄭浩承)[1950~] 의 「철원역에서」, 「다시 철원역에서」와 같은 작품도 철원 지역의 분단 현실을 잘 담아내고 있다. 또한 철원 출신인 시인 민영(閔暎)[1934~], 정춘근[1960~] 등도 철원의 아픔을 형상화한 시작 활동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접경 지역 문학의 범주에 넣을 수는 없지만 철원 출신으로 시단에서 의미 있는 흔적을 남긴 파하(巴下) 이원섭(李元燮)[1924~2007], 월암(月庵) 장이두(張二斗)[1929~]도 빼놓을 수 없는 철원 출신 작가이고, 우리나라 최초의 SF 작가로 평가받는 문윤성[본명 김종안], 서른다섯 살의 나이에 요절한 천재작가 김소진(金昭晉)[1963~1997], 동화 작가 이창건 등도 철원의 문학을 논할 때 거론될 만한 작가들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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