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강원도 철원군에서 과일 수확이 많기를 기원하며 한식 때 행하는 풍속.

[개설]

과일나무 시집보내기는 과일나무의 가지에 돌을 끼워 넣으면서 그해에 과실이 많이 열리기를 기원하는 풍속이다. 이를 가수(嫁樹), 과실 기풍(祈豊)이라고도 한다. 과일나무의 가지 사이에 돌을 끼우는 것은 나무를 여성화하여 행하는 주술적 행위로, 성적인 결합을 상징하며 많은 수확을 기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정월달에 행하는데,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화지4리에서는 한식 때 행하였다.

[연원 및 변천]

홍석모(洪錫謨)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를 보면, “과일나무 가지에 돌을 끼우면 과실이 많이 달린다. 이를 과일나무 시집보내기라 한다.”라고 기록하면서, 서광계(徐光啓)의 『농정전서(農政全書)』, 유종본(兪宗本)의 『종수서(種樹書)』, 진호(陳淏)의 『화력신재(花曆新裁)』 등의 중국 기록에 나오는 내용을 소개하면서 우리나라의 과일나무 시집보내기 풍속이 중국에서 비롯되었다고 하였다. 『농정전서』에는 중국의 나무 시집보내기가 “오직 자두나무에만 이 법을 사용한다.”라고 하였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추나무·밤나무·감나무·석류나무 등 모든 과일나무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중국과 차이가 있다.

한편, 조선 후기 문인인 김려(金鑢)의 『담정유고(藫庭遺藁)』에 실린 「상원리곡(上元俚曲)」에도 “지방 풍속에 닭이 울 때 조각돌을 과일나무의 갈라진 두 가지 사이에 끼워 놓는 것을 나무 시집보내기라고 하며, 이렇게 하면 열매가 많이 열린다.”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

[절차]

과일나무 시집보내기에 특별한 절차가 있는 것은 아니다. 방법도 매우 간단하다. 마을에 따라서는 돌을 끼우면서 “가지가지 열려라.”, “주렁주렁 열려라.” 등 기원의 말을 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나무 가지 사이에 돌멩이를 끼워 넣는 것이 전부이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한반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정월에 행하였던 과일나무 시집보내기를 철원 지역에서는 한식날에 하였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한식 무렵은 나무를 옮겨심기하기에 좋은 시기이다. 그리하여 한식날에 나무를 옮겨 심으면서 옮겨 심은 나무가 뿌리를 잘 내려 열매를 많이 맺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이 풍속을 행한 것이다. 또한, 과일나무 시집보내기는 사람도 결혼을 해야 자식을 낳는 것처럼 나무도 결혼을 시켜야 열매가 많이 열릴 것이라는 일종의 모방 주술로 여겨지는데, 현재는 그다지 행해지는 풍속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