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철원역에서」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801281
한자 -鐵原驛-
영어공식명칭 Again at Cheorwon Station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강원도 철원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현준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저자 생년 시기/일시 1950년 1월 3일 - 「다시 철원역에서」 경상남도 하동에서 정호승 출생
편찬|간행 시기/일시 1990년 10월 - 「다시 철원역에서」 창비에서 발간된 정호승의 시집 『별들은 따뜻하다』의 제2부에 수록
배경 지역 철원역 폐역 -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외촌리 지도보기
성격 현대시|자유시|서정시

[정의]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외촌리철원역을 소재로 하여 정호승이 지은 현대시.

[개설]

「다시 철원역에서」는 1990년 10월 창비에서 발간된 정호승의 시집 『별들은 따뜻하다』의 제2부 19편의 시 중에서 일곱 번째로 실린 시이다. 여섯 번째로 실린 「철원역에서」와는 연작의 성격이 강하다. 남북 분단의 상징이 되어 버린 ‘철원역’의 이미지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 내고 있다.

[구성]

정호승의 「다시 철원역에서」는 1연 20행의 형태로 쓰여진 시이다. 첫 행의 ‘봄기차’는 연작인 「철원역에서」의 ‘겨울기차’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여전히 기다리고 있지만 시어들이 상징하는 바는 사뭇 다르다. 「철원역에서」는 주로 부정적이거나 차가운 이미지의 시어를 활용하였다면, 「다시 철원역에서」는 봄, 치자꽃, 푸른 보리밭 등 긍정적이고 따뜻한 이미지의 시어를 활용하고 있다. 연작의 두 시는 어떤 역과도 연결되지 못한 폐역이 되어 버린 ‘철원역’의 현실을 말하면서도 희망의 정도가 점차 강하여짐을 보여 주고 있다. 특히 3행의 ‘하얀 치자꽃’은 봄이 아니라 초여름에 피는 꽃이다. 그리워하는 이를 비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겨울과 봄에 이어 여름까지도 그리워하는 이를 기다리겠다는 화자의 긍정적 심리를 보여 주고 있다.

현실에서는 달릴 수 없지만 시 안에서의 ‘봄기차’는 화자의 가슴 위로도 달리고, 강물 위로도 달리고, 보리밭 이랑 사이로도 달린다. 현실의 비극에 화자는 갇혀 있건만, 금강산선을 따라 사랑하는 이를 실은 봄기차는 그렇게 좋은 곳으로 사라진다. 「철원역에서」에 등장하는, 금강산 장안사로 떠나 연락이 끊긴 아버지처럼 말이다. 비록 화자는 갈 수 없으니 야윈 가슴을 부여잡고 용산[서울]에서 김밥이나 사 먹을 수밖에 없는 처지지만, ‘너를 사랑하지 않겠다’는 두 번[16행, 20행]의 강한 부정을 통하여 오히려 ‘너를 너무 사랑한다’는 화자의 진짜 속내를 내보이고 있다.

[내용]

다시 철원역에서

봄기차가

내 가슴 위로 지나간다

하얀 치자꽃 같은 너를 싣고

봄기차가

내 가슴의 철교 위를 지나간다

강물은 시퍼렇게 출렁이는데

단 한마디도 말도 없이

눈물도 없이

내 야윈 가슴 위로

봄기차는 달린다

산모퉁이를 돌아

38선을 넘어

금강산 가는 길 옆

푸른 보리밭 이랑 사이로

끝끝내 사라지는 너를 보내고

나는 이제 너를 사랑하지 않겠다

서울역에 혼자 남아

김밥 하나 사 먹고

끝끝내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겠다

[특징]

「다시 철원역에서」 속의 봄기차가 달리는 금강산선은 사유철도(私有鐵道)였다. 광물을 실어 나르는 것에도 큰 역할이 있었지만 동시에 관광을 목적으로 건설된 이색적인 철도노선이었다. 지형적 이유와 금강산의 유역변경식(流域變更式) 수력발전소의 영향으로 전기를 이용한 전동차였는데, 소음이 적어 살랑살랑 봄 관광을 가기에 적격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시에서도 그리워하는 이는 화자의 마음도 몰라주고 봄을 즐기는 데 여념이 없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과거 한때에나 가능하였던 일이고, 이제는 화자의 상상 속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다. 「다시 철원역에서」에는 바람을 넘어선 염원의 강렬함이 있다. 비록 강한 질투로 대변되지만, 사랑의 힘만큼이나 강렬한 화자의 염원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의의와 평가]

철원역은 남북 분단의 상징으로서 비극적인 장소로 다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철원역에서」「다시 철원역에서」의 두 연작시는 ‘철원역’을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는 공간으로, 비극이 아닌 희망이 존재하는 곳으로 그려 내는 시적 성취를 이루고 있다. 「철원역에서」는 화자가 겨울밤 눈을 맞으며 그리워하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면, 「다시 철원역에서」는 이듬해 봄까지 포기하지 않는 화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겨울기차’가 ‘봄기차’가 되는 단어 선택만으로도 기차는 더 커진 희망을 품고 달리고 있다. 시의 긍정적인 자세는 미래 지향적인 남북 관계를 넘어, 통일이 되어 그리운 이를 만나고자 하는 화자의 염원을 잘 담아내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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