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개항기 청송 출신의 의병장.

[개설]

이기찬(李起璨)[1853~1908]은 경상북도 청송에서 태어나 의흥·상주 등에 거주하였던 유생으로, 1896년 3월 경상북도 김천에서 창의하여 김산의진(金山義陣)의 창의장으로 추대되어 활동하였다. 김산의진 해산 후 충청북도 영동군 문의(文義)에서 후진 양성에 전념하며 은거하였다.

[가계]

본관은 전주(全州). 자는 경능(敬能), 호는 지산(止山) 또는 금초(錦樵). 1853년 10월 12일 경상북도 청송군에서 효령대군(孝寧大君) 17세손 이상의(李象儀)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이기찬의 집안은 비록 왕족이었으나 9대조 이응서(李應瑞) 이후 관직에 나가지 못하다가 고조부 송은(松隱) 이윤화(李允華) 때 청송으로 낙향하여 이기찬의 후손들이 세거하였다.

[활동 사항]

이기찬은 6살에 한학을 공부하기 시작하여 7살에 동몽수지(童蒙須知)·효경(孝經), 8살에 소학(小學)을 수학하였다. 9살 때인 1861년 의흥현(義興縣) 나호동(羅湖洞)으로 이거하여 남서(楠西) 박춘립(朴春立)의 문하에서 수학하다가 1884년 스승이 죽은 후 스스로 제자를 양성하였다. 그의 문하에서 장남 이강하(李康夏), 조카 이강주(李康周), 이해구(李海九), 이의립(李義立), 이성직(李性稙), 나용희(羅容熙) 등이 수학하였다. 1889년 상주 금천(錦川)으로 이사하여 1894년 동학농민군이 일어나자 금천동약(錦川洞約)을 만들어 동학농민군에 대응하였다. 이에 정부에서 소모사(召募使)를 제수하고자 하였으나 거절하였다.

1896년 3월 29일 김천에서 열린 향회(鄕會)에서 김천 출신의 여영소(呂永韶)·여중룡(呂中龍), 선산 출신의 허위(許蔿)와 허위의 형 허겸(許蒹), 그리고 상주 출신의 조동석(趙東奭) 등과 함께 창의하여 창의장에 추대되었다. 김산의진은 김산 장날 읍으로 들어가 수백 명의 장병을 모집하고, 김산군(金山郡) 금릉(金陵)의 무기고를 열어 그 진용을 정비하고 군비를 확충하였다. 3월 30일 금릉향교(金陵鄕校)를 출발하여 김천에서 유숙하고, 3월 31일 지례(知禮)에 이르렀고, 4월 1일 지례의 관포군(官砲軍)을 영입하여 진용을 갖추었다. 그러나 4월 2일 관군이 출동하자 흩어지고 말았다.

4월 7일 직지사(直指寺)에서 재기하여 각처를 전전하며 군량과 군사를 모집하였다. 그러나 4월 17일 경상 감영의 관군들이 출동하자 김산의진은 관군이 쏘는 몇 차례의 포격에 괴멸하고 말았다. 이에 이기찬은 허위, 양제안(梁濟安), 조동석 등과 함께 청나라에 군대를 요청하고 유인석(柳麟錫)과 합세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충청도 황간·청산·보은, 경상도 상주·중모 등지를 거쳐 충청북도 음성에서 유인석과 합류하였다. 그러나 계속되는 고종의 의병 해산 칙유(勅諭)를 받고 해산하였다.

이기찬은 1897년 충청북도 영동군 문의로 이사하여 서당을 열고 제자를 양성하다가 1908년 1월 13일 사망하였다. 이기찬의 장남 이강하는 의병 활동 이후 체포되어 옥고를 치렀고, 이강은(李康殷), 이강한(李康漢) 등의 아들도 일제하에서 독립운동을 벌였다.

[저술 및 작품]

문집으로 『지산유고(止山遺稿)』가 전한다. 유고에는 「일기(日記)」가 수록되어 있으며, 「호상문답설(湖上問答說)」, 「유거서(幽居序)」, 「화이사원서(華夷史源序)」등의 논술이 있다.

[묘소]

묘소는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후곡리 탄현에 있다.

[상훈과 추모]

1993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