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강원도 철원군의 사찰 역사 및 불교 유적.

[사찰의 역사]

철원은 신라 시대부터 고려 시대를 거치며 많은 사찰이 창건되어 불교를 전파하였다. 신라 시대 철원 지역에 창건된 사찰은 수태사(水泰寺)[520년], 천불암(千佛庵)[530년], 심원사(深源寺)[647년], 안양사(安養寺)[865년], 도피안사(到彼岸寺)[865년] 등이다. 이로 볼 때 철원 지역의 불교는 우리나라 어디에서 보듯 오랜 역사를 가지고 꾸준히 교계를 확장하였음을 알 수 있다. 다만, 남북분단으로 도피안사처럼 전쟁의 포화에 소실되거나 군인들에 의해서 재건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기도 하였다.

철원군은 궁예가 창건한 태봉국의 수도였고, 태조 왕건이 창건한 고려가 시작된 수도이다. 궁예와 왕건은 모두 불교를 숭상하였던 인물로 유명하다. 궁예가 손수 기초한 20권의 불경과 강설(講說)은 궁예가 불교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 준다. 궁예는 말세적인 세상을 구제하러 미륵이 하생하기를 바라는 미륵하생신앙(彌勒下生信仰)을 펼쳤는데, 호국불교로 절망적인 삶을 살던 농민들에게 정신적 구심체가 되었다. 이와 같이 철원은 불교가 일찍부터 성하였던 고장이다. 비록 지리적 위치와 남북분단의 현실 때문에 큰 불사는 이루어지지 못하였지만, 6·25전쟁 전 철원 지역에 무려 61개의 사찰이 있었다고 전한다. 현존하는 오래된 절로 도피안사와 심원사 외에도 장안사, 유지사, 원아사 등이 있고 용화사지, 삼신사지 등의 절터가 남아 있다.

[사찰연기설화]

절을 세운 유래에 관한 설화인 사찰연기설화는 사찰의 창건 및 불교 전파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전개된다. 이 때문에 철원 지역 불교의 전파와 사찰이 뿌리내린 연원을 제공해 주는 사찰연기설화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철원 지역의 유명한 사찰인 도피안사, 안양사, 심원사, 석대암 등은 사찰의 창건 연유를 밝히는 사찰연기설화가 전하고 있다. 도피안사에는 「불상과 암소고개」라는 전설이 전한다. 승려 도선이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을 제조하여 암소 등에 싣고 안양사로 가져가다가 잃어버렸는데 현 도피안사 자리에서 찾았다. 도선은 그곳에 절을 짓고, 불상이 영원한 안식처인 피안에 이르렀다고 하여 절 이름을 도피안사라 짓고 봉안을 하였다는 전설이다. 또 6·25전쟁이 끝나고 절이 불에 타 폐허가 되었을 때 그곳 한 장군의 꿈에 불상이 나타나 재건하게 되었다고 해서 「불상의 현몽」이라는 설화가 전한다. 이 설화는 6·25전쟁이 끝난 후 포화에 소실된 도피안사를 재건하게 된 사연을 담고 있다.

석대암에는 「석대암과 사냥꾼」이라는 전쟁과 후생이 결부된 이야기가 전한다. 까마귀와 뱀에 얽힌 원한이 꿩과 멧돼지로 태어나 원한으로 이어지고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 원한을 갚으려 하였는데 지장보살이 현현해서 대신 화살을 맞고 원한의 굴레를 끝냈다는 이야기이다. 이 설화는 석대암이 창건하게 된 사실에 얽힌 계기를 영험담과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심원사에는 「심원사대종불사기」와 「부처님 이마의 도끼」라는 영험담이 전하고 있다. 「심원사대종불사기」는 장님과 앉은뱅이가 불사를 해서 눈을 뜨고 일어설 수 있었다는 영험담으로 이루어져 있고, 「부처님 이마의 도끼」는 지장보살상에 도끼 자국이 난 사연을 담은 설화이다. 심원사에 얽힌 이야기는 사찰의 창건, 중건, 번창에 얽힌 사실을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요 불교 문화재]

철원 도피안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鐵原到彼岸寺鐵造毘盧遮那佛坐像)은 국보 제63호이고, 철원 도피안사 삼층석탑(鐵原到彼岸寺三層石塔)은 보물 제223호이다. 동송읍마애불상(東松邑磨崖佛像)은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33호로 지정되어 있다.

[의의]

철원 지역의 불교문화는 신라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끊이지 않고 명맥을 이어 가고 있다. 도피안사의 삼층석탑은 금개구리가 서식하고 있다고 하여 한동안 텔레비전에 소개되기도 하였다. 도피안사는 사찰연기설화 못지않게 불상과 석탑이 국보나 보물로 지정되어 있어 가치를 더하고 있다. 종파도 다양해서 조계종, 진각종, 원효종, 불입종, 천태종, 일승종, 법화종, 태고종 등이 골고루 있다. 철원 지역의 사찰은 역사도 오래되었고, 국보와 보물로 전하는 문화재가 있는 등 문화적 가치가 상당히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