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통일양묘장에 남북통일 희망 묘목을 가꾸다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801316
한자 鐵原 統一養苗場- 南北統一希望 苗木-
영어공식명칭 Growing seedlings for North-South unification hope in Cheorwon Unification Nursery
분야 정치·경제·사회/경제·산업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강원도 철원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정성훈

[정의]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사곡리 일원에 북한에 심을 묘목을 생산하기 위하여 조성된 양묘장.

[개설]

양묘장은 식물의 씨앗이나 모종, 묘목 따위를 심어서 기르는 곳을 의미한다. 철원에 조성된 통일양묘장은 북녘 땅이 예전의 푸르름을 회복할 수 있도록 북한의 산림 복구를 위한 묘목을 가꾸기 위하여 2017년 근남면 사곡리 일원에 조성되었다.

[북한의 산림 황폐화]

북한은 세계에서 산림 황폐화 정도가 심각한 국가에 속한다. 북한의 대표적 산악 도시로 74%가 산림으로 이루어진 양강도 혜산 지역은 북한 내에서 지하자원과 산림자원이 가장 풍부한 지역으로 꼽혔으나 1990년대 후반에는 산림의 황폐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북한의 산림은 왜 이렇게 황폐화되었을까? 북한은 체제 확립 이후 산림을 중요한 국가 자원으로 인식하고 체계적인 관리에 노력을 기울였다.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면서 파괴되었던 기반 시설을 복구한 뒤 사회주의 경제체제 강화를 위해 산림을 주요 자원으로 분류하여 관리하였다. 산림의 국유화를 추진하여 국가가 산림을 직접 조성·관리하는 체계를 갖추었으며, 산림 관리를 위해 임업과 산림업을 분류하여 경제계획 및 정책을 세우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농경지와 식량 부족으로 다락밭[계단밭] 조성을 장려하면서 산림 파괴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1990년대 사회주의권 붕괴와 자연재해 등을 겪으면서 ‘고난의 행군’ 시기와 같은 경제난이 극심해졌고, 심각한 에너지난으로 주민들의 무분별한 땔감 채취와 밭 개간이 산림의 대규모 파괴를 불러왔다. 이에 북한은 1992년 「산림법」을 제정하고 이를 관리하는 국토환경보호부를 1996년에, 국토환경보호성을 1998년에 설치하였다. 산림녹화를 위하여 2000년 산림자원 조성 10개년 계획[2001~2010년]을 수립하는 동시에 황폐해진 산림 복구를 위하여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현재 북한의 산림 관련 중앙 조직으로 국토환경보호성 산림관리국 산하에 총 11개의 조직이 설치되어 있다. 세부적으로는 과학기술처, 대외경제협조처, 조림처, 병해충방지처, 양묘처, 채종림처, 담당림처, 보호림처, 토지자원리용처, 감독처의 10개 처와 산림무역회사로 구성된다. 중앙 하부에는 도 단위로 산림관리처가 있으며, 군 단위는 산림설계기술사업소, 리 단위는 산림감독원이 설치되어 있다.

[남북산림협력의 필요성]

북한의 산림 황폐화는 왜 남북 공동 해결 문제인가? 북한과 남한의 환경생태계는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환경생태적 측면에서 한반도는 독립적인 생태계가 아닌, 남과 북이 같은 생태계 안에 있기 때문에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산림 복구에 힘써야 하는 것이다. 북한의 황폐화된 산림생태계는 남한의 산림생태계의 안정성을 위협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예를 들어 임진강 북쪽에서 폭우가 발생하면, 남측의 주민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남한의 솔잎혹파리가 북측으로 날아가면 북한 지역의 소나무에 피해를 줄 수 있다.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된 남과 북이 협력하여 산림녹화 사업에 임해야 하는 이유이다.

북한의 황폐화된 산림을 복구하기 위한 남측의 지원사업은 ‘사단법인 겨레의 숲’과 같은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1999년부터 시작되었다. 겨레의 숲은 북한의 황폐화된 산림 복구와 농업생산력 복구를 위하여 남북 간 개발 복구 협력의 모범 사례를 만들어 내고자 설립된 사회단체 간 협의체로 2007년 4월, 북한 산림녹화에 관심 있는 남측의 20개 시민단체와 산림 환경단체, 종교 단체가 모여 설립되었다. 겨레의 숲은 ‘북한산림녹화사업 10개년 종합계획안[2007~2016년]’을 수립하고 양묘와 조림, 산림병해충 방제, 산림녹화 사업을 위한 국민 참여 확대라는 4가지 분야의 사업을 추진하였다.

겨레의 숲에서는 북한의 산림녹화에 필요한 나무를 심은 양묘장을 2010년까지 8개를 운영하였다. 서부 지역[평양 순안·삼석·중화·상원], 동부 지역[금강산·함경북도 회령·나선], 접경지역[개성시 개풍]으로 분류하여 총 8개의 양묘장을 운영하여 묘목을 직접 지원하는 것보다 북한 내 양묘 기반 시설을 확충하여 자립적으로 산림 복구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였다. 또한 2016년까지 10개의 양묘장을 설치하고 매년 1,000만 그루의 나무와 10년간 1억 그루의 묘목을 생산하는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대북 제재를 위한 5·24 조치가 시행되었고 대북 산림 복구 지원사업은 전면 중단되었다. 재미 교포, 중국 산림 관련기관 등 해외 동포와 관련 국제기구, 국제 NGO와는 계속적인 산림 협력사업을 수행하였다. 북측과 다시 산림 협력사업이 재개된 것은 2013년 박근혜 정부의 정책기조 때문이었다. 당시 정권의 국정 기조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추진 전략의 일환으로 ‘그린 데탕트를 통한 환경공동체 건설’을 제시하면서 남북 간 녹색경제 협력을 통한 평화공존을 구현하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또한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 관계가 우호적으로 변화하면서 다양한 남북협력사업이 추진되었다. 이러한 사업의 일환으로 통일양묘장이 논의되었다.

[통일양묘장 조성: 왜 강원도 철원인가?]

철원 통일양묘장은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의 ‘2017년 통일나눔펀드 지원사업’ 중 하나로, 아시아녹화기구에서 기획하였다. 아시아녹화기구는 국제기구와 기업, 시민사회와의 동반자 관계를 확립하여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푸르른 한반도를 조성하기 위하여 2014년 설립된 비정부기구이다. 아시아녹화기구는 강원도와 철원군, 산림조합중앙회 등과 협력하여 철원에 통일양묘장을 조성하기로 합의하였다.

산림조합중앙회는 한반도의 완전한 산림녹화를 위하여 산림녹화와 복구, 병해충 전문가들로 구성된 한반도산림녹화추진단과 자문위원회를 조직하였고, 북한의 산림으로 보낼 묘목 생산을 준비하였다. 각 조직들의 협력에 힘입어, 2017년 4월 20일 철원군[군수 이현종]과 아시아녹화기구[운영위원장, 고건 전 국무총리]가 ‘통일양묘장 조성 사업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통일양묘장 조성 사업은 본격 추진되기 시작하였다. 업무협약 체결식에서 두 기관은 통일에 대비한 통일양묘장 조성과 운영, 종자 관리 등에 필요한 행정과 기술적 협력을 약속하였다.

고건 아시아녹화기구 운영위원장은 과거 나무 30억 그루를 심어 한국의 산림녹화가 성공한 사례를 들면서, 북한에 65억 이상의 나무를 심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하였다. 또한 통일양묘장 조성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여서 한반도 산림녹화를 완전하게 이룰 것을 선언하였다. 이현종 철원군수는 철원 농가에 육묘 기술을 보급함으로써 농가의 소득원 확보와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기대하며 통일양묘장 조성 사업의 적극 추진을 약속하였다. 통일양묘장 설치를 위하여 강원도와 철원군은 재정 지원을 담당하고, 철원군산림조합통일양묘장의 부지 제공 및 양묘장의 운영·관리를 수행하기로 하였다. 마침내 2017년 9월, 철원군 근남면 사곡리 923번지 외 9필지에 통일양묘장이 2만 8428㎡ 규모로 조성되었다. 통일양묘장에는 양묘 재배 시설 13동을 비롯하여 양묘 자재, 파종기, 그리고 관정 2개 등의 시설물이 설치되었다. 현재 통일양묘장에는 2018년 8월 기준, 야외 생육환경이 갖추어진 시설에서 활착률이 우수한 낙엽송 및 소나무 묘목을 포함한 100만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북한으로 보내질 묘목을 기르기 위한 지역으로 왜 철원군이 선택되었을까? 철원은 자연지리적으로 북한 지역의 기후대와 가장 유사한 지역이며, 인문지리적으로는 접경지역의 특수성과 지리적 근접성으로 인한 입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통일이 된 이후, 북한 삼림 복구에 활용될 묘목을 북측으로 보내기에도 용이하여 통일양묘장 설치에 최적의 지역으로 선정되었다.

[철원에 통일양묘장 조성, 통일나무 전시]

철원의 통일양묘장은 3년 이하의 어린 나무를 키워 내 북한으로 보내는 곳이다. 3년 이상 자란 나무는 이동 비용이 많이 들기도 하고, 생존율도 급격히 하락하기 때문에 나무가 계속적으로 생육되지 않도록 저온저장고에 보관하여 생장을 멈추도록 하고 있다. 통일양묘장 조성 이후 생산된 묘목은 북한 산림 복구에 주로 사용되었고, 남북 관계 악화가 장기화되면서 사업 추진이 어려워진 경우에는 대북 지원 단체들의 교육용으로도 활용되기도 하였다.

산림조합중앙회는 남과 북의 완전한 산림녹화를 조직의 새로운 목표로 삼고, 이를 위하여 산림녹화와 복구, 병해충 전문가들로 구성된 한반도산림녹화추진단과 자문위원회를 조성하여 통일양묘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한반도의 산림녹화에 대한 강한 실행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산림조합중앙회는 2018년 8월 광복절을 기념하여 서울 송파구 산립조합중앙회에서 통일양묘장에서 자라고 있는 ‘통일나무’를 전시하면서 남북 산림 협력사업과 한반도 산림녹화를 홍보하였다. 전시회는 시민들에게 북한 산림의 황폐화를 인식시키고, 북한의 산림 복구를 위하여 조성된 철원 통일양묘장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남북 소통을 여는 산림협력을 추진하다]

철원의 통일양묘장은 북한의 산림 복구를 위한 기반을 체계적으로 구축하였으며 남북관계의 새로운 신뢰 관계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북한의 황폐화된 산림 복구의 근간이 되는 대북 지원용 종자 채취 및 대북용 양묘장 조성 운영, 산림병해충·산불 등 산림재해 공동 대응, 북한 산림황폐화 관련 모니터링 및 산림 정보 DB 구축 등을 통하여 북한의 산림생태계를 복구하기 위한 지원 태세를 마련하였기 때문이다.

2017년 산림청 소속 국립산림과학원은 북한 지역의 정확한 산림 정보를 파악하기 위하여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인 중국 지린성 안투현 일대에서 현지조사를 실시하였다. 북한 산림자원 임상도를 제작하려면 북한의 아한대 침엽수종에 대한 명확한 정보가 확보되어야 하는데, 남한 지역에서는 협소한 면적에만 분포하는 수종이기 때문에 북한과 근접한 접경지역의 조사를 통하여 기초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조사였다. 현지조사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북한 지역에서 서식하는 주요 침엽수종의 정보를 구축하여 향후 남북 산림 협력사업의 기초 데이터로 구축될 예정이다.

2019년에는 6월 17일부터 6월 21일까지 ‘평화와 웰빙을 위한 산림’을 주제로 산림청과 인천시,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공동으로 주최한 ‘2019 아태지역 산림주간 및 제28차 아태지역 산림위원회’가 인천 송도에서 개최되었다. 행사의 주요 프로그램으로 접경지역 산림 인프라 현장 견학이 있었고, 강원도 철원 통일양묘장과 DMZ자생식물원, DMZ 펀치볼 둘레길 등을 방문하였다. 이 행사는 카자흐스탄 등 기후변화로 인하여 산림황폐화가 진행되고 있는 다수 국가들의 본보기가 되었으며, 6·25전쟁 이후 황폐화된 산림과 국토를 성공적으로 복구하여 모범적인 국가로 거듭난 우리나라의 조림 기술을 홍보하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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